Forest of Solace




눈물이 가진 생명력

눈이 온 후 겨울내내 그 자리에 있던 얼음덩어리가 비가 온 다음날 녹아 자리가 비워진 것을 보고, 사람이 마음속의 응어리를 눈물을 흘리는 과정을 통해 녹여내는 모습과 닮아 있다고 느꼈다. 응어리가 있던 공간을 비워내고 그 자리에 새로운 생명이 자라나게 되니 더 이상 눈물은 내게 슬픔과 관련이 없는, 생명력을 가진 것이 되어있었다.

눈물을 충분히 흘린 후 무성하고 풍성하게 자라난 거대한 위로의 숲을 그린다. 그 안에서 서로에게 기대고 들여다본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중요하다. 그 자체로 의미있고 빛이 난다. 엉켜 있으면서도 조화로운 이 광경 안에서 쉼을 누리기를 바란다.







응어리와의 눈맞춤

속상한 순간들, 실망과 결핍이
상처 위에 눈처럼 소복소복 쌓인다.
시려운 게 싫기 때문에 모르는 척 눈을 감았다. 고개를 돌려 다른 곳을 응시해본다.
그것들은 어느새 눈덩이처럼 불어나 방을 가득 채운 단단한 응어리가 되었다.
춥고 좁은 채로 꼿꼿하게, 꿋꿋하게 살아내본다.

시간이 흘러 익숙해진 어느날, 방청소나 할까하고 둘러보다 응어리와 눈이 마주쳤다.
분명 괜찮았는데 괜찮지 않은 우리는 그날 서로를 마주보고 엉엉 울었다.
동공을 깊게 바라보며 밤새 눈물로 끌어안았다.

무겁고, 차갑고, 단단했던 응어리가 녹았다. 그가 사라졌다. 둥그런 빈 자리가 생겨났다.

이렇게 방이 넓었었나 ?
이곳에 무엇을 심으면 좋을까나.
빈 자리를 어루만져본다.






거룩

거룩함을 지닌 사람이 가진 특징은 그들이 주위에 기쁨을 낳았는지를 통해 드러난다.
거룩한 사람을 만나면 새 빛이 비치고 풍경이 바뀐다. 
세상을 쪼그라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확장시켜 준다. 
우리 자신의 내면과 주변에 있는 것들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참된 거룩함은 기회를 열고 상황을 변화시키는 의식을 내 삶에 부어준다. 
거룩함은 나로 하여금 무능하다고 느끼거나 자기비하에 빠지게 만들지 않고 오히려 나 자신을 좀 더 멋지다고 생각하게 해준다.

기꺼이 신을 벗음으로써 나아가는 거룩함에서 느껴지는 생명력들을 그리고 싶었다.
나도 기꺼이 신을 벗고 그 자리에 나아가는 살릴줄 아는 자이고 싶다.